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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연 8권 - 키오 시모쿠 만화

오타쿠이기에 사랑을 했다 -
오타쿠들도 사랑을 한다. 아니 오타쿠이기에 사랑을 했다. 사랑의 시작, 과정은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강공 사사하라 적극적으로 오기우에에게 대쉬! 오기우에의 가슴속 깊이 뿌리내린 트라우마를 걷어낼 수 있을 것인지?!
 
 
■오타쿠이기에 할수 있는 사랑
오기우에의 등장 때부터 조짐을 보였던 사사하라x오기우에의 커플이 탄생한 화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의식하며, 더욱 조금씩 조금씩 진전이라고 부를수 없을 정도로 진전하는 둘이 과감한 한발짝을 계기로 연인 관계가 된다.
 
이번 8권은 둘이 연인 관계가 되기 위한 '한발짝' 즉 사사하라의 고백과 오기우에의 트라우마 극복에 관한 이야기로 뭉쳐져 있는 권이었다.
 
지금까지 오타쿠에 대한 세밀하고 공감이 가는 묘사가 세일즈 포인트인 작품이었던 현시연이었지만, 이번 권만큼 따뜻하고 보는 이마저 치유시키는 이야기는 없었다.
지금까지의 묘사가 [포근함]을 주었다면, 이번 권의 묘사는 [따뜻함]을 주었다고 할까.
 
오타쿠가 사회에서 받는 [상처]를 표현하는 캐릭터인 오기우에
그 오타쿠의 상처를 오타쿠가 바라는 이상적인 치유법으로 치유를 해주는 것이 바로 사사하라이다.
치유법은 오타쿠의 긍정이자, 상대의 긍정이고, 그것은 오타쿠이기에 할수 있는 말인 것이다.
 
오타쿠이기에 생기는 상처가 있다.
오타쿠이기에 안아줄수 있는 상처가 있다.
이번 권의 캐치 프라이즈가 '오타쿠도 사랑을 한다' '오타쿠만 사랑을 한다'가 아니라
[오타쿠이기에 사랑을 했다]라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었던 것이다.
 
오타쿠이기에 할 수 있는 사랑
그것은 사회적 압박을 받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긍정해주는 것
그들, 아니 우리들이 아니면 할수 없는 사랑
우리들은 오타쿠이기에, 오타쿠 밖에 할수 없는 사랑을 한것이다.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역시 오타쿠이기에, 오타쿠이었기에 이들의 상처에 공감이 가고, 그 상처를 감싸주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눈물마저 쏟아질것 같은 기분이 드는것이다.
사람들은 오기우에를 보고 감동하는 것이 아니다.
보는 이의 상처마저 감싸주는 이, 바로 사사하라를 보고 감동하는 것이다.
 
 
■치유가 끝난 후
권의 절반 이상을 사용해서 한 사사하라와 오기우에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고 할수 있다.
하지만 이번 8권 감상이 극찬으로만 이루어질수는 없는데, 그것은 사랑이 이루어진 후의 이야기의 구성 때문이다.
 
자, 8권을 본 사람들은 생각해보자.
그리고 솔직히 말해보자. 솔직히, 아주 솔직히다.
 
내가 묻고 싶은 건 이거다.
오기우에는 여전히 매력적인가?
과연 지금까지 보여줬던 매력이 그대로 남아 있는가?
 
내가 먼저 답을 내자면 답은 'NO'이다.
꼭 찝어서 말하자면 '사사하라와 사귀기 시작한 오기우에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라고 말하겠다.
 
사사하라의 치유를 위해서, 자연히 오타쿠의 '상처'가 된 오기우에
하지만 그녀는 바로 상처를 극복해내지 못한다. 8권의 마지막까지 질질 끌어오다가 8권의 마지막 페이지가 되서야, 완전한 의미에서 자신을 긍정할수 있게 되고, 그제서야 완전히 상처를 벗어나게 된다.
 
말하고자 하는건 이거다.
난공불략이었던 오기우에가 사사하라와 사귀는 순간, 그녀는 '미소녀 캐릭터'에서 '인간'이 되었고,
오기우에가 사사하라의 치유에 완전히 치유되지 못하는 그 순간, 그녀는 '오타쿠가 받는 상처'를 나타내는 캐릭터에서 '그릇이 작은 오타쿠'를 표현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오기우에는 어디까지나 '히로인'이었다. 즉 주인공의 '상대역'이었지 주인공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권부터는 오기우에는 '주인공'이 된것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오기우에는 더 이상 환상만으로 존재할수 있었던 미소녀 캐릭터가 아니고, 유저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인간이 된것이다.
 
물론 작품 상의 표현으로써는 이보다 더 좋을게 없을 정도로 발전을 했다고 할수 있다.
그것도 그럴것이 '캐릭터'에서 '인간'이 되었다는데, 캐릭터에게 이보다 더한 칭찬이 어딨을까?
그러나 그게 꼭 [매력]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기우에가 인간이 된 것은 좋지만, 인간이 되는 조건으로 미소녀 캐릭터로써의 매력을 버려버린 것이다.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오기우에는 그저 '오기우에 치카'라고하는 미소녀 캐릭터로 남아주길 원했다.
이런 식으로 '유저' 그 자체가 되어서, 호감이고 뭐고 느낄수 없는 위치가 된 것은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오히려 이젠 '사사하라'가 히로인이 되었다.)
 
 
■좋기도 했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다.
이번 현시연 8권은 대단하다.
각각 에피소드별 완성도는 물론이고, 권을 통틀고 있는 일관된 주제(사사하라와 오기우에)는 현시연 최고의 완성도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권으로 인해 잃은 것도 분명히 있고, 그것이 내게는 너무나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실'은 그렇다.
상처라는 것은 한 사람이 감싸준다고 치유되는 것은 아니고, 언제까지나 자신의 속에서 남아 있는 것일 것이다.
(8권의 후반 전개는 아마 이걸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듯)
또 사람이란 것은 알기 전에는 아무리 매력적이고 완전무결 해보여도, 깊숙히 알고나면 그 사람의 보기 싫은 결점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현실따위, 만화책에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았다.
 
분명 현시연의 장점은 현실적이고 공감이 가는 묘사다.
그러나 그건 [보고 싶은 현실]이었지,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은 아니였을 것이다.
 
@잡지 연재시에는 사사하라와 오기우에가 사귀게 된 다음의 이야기가 없고, 바로 마다라메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둘이 사귄 후의 이야기는 만화책판에서 추가된 분량같은데, 차라리 이부분이 없었다면 8권의 평가가 100배정도 올랐을지도
 
 
■관련 로그
현시연 -1,2권 3권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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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버서커거북이 2006/10/28 18:20 # 삭제 답글

    저번에 수지도 그렇고 왠지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거 같은 캐릭터들이 또 보이기 시작한 8권이었습니당..아흑
  • 무뢰한 2006/10/28 22:18 # 답글

    9권이 기대될 뿐이죠.;
  • 2006/10/28 23:1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ckatto 2006/10/28 23:36 # 답글

    그래서 리얼한 이야기가 별로 안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검색어 순위에 대해서는...그저 애도만 할 뿐입니다. 게다가 그 포스팅을 지워도 구글에 한동안은 남아있을텐데 말이지요(...)
  • 요르다 2006/10/29 01:32 # 답글

    저는 오기우에보단 사키나 카나코가 매력적이었기에 딱히 오기우에의 평가가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추가된 에피소드가 이야기의 매력을 깎아먹었다는 것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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