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누설 있음
■3x3아이즈
장난스런 키스, 란마, 유리가면, 파이브 스타 스토리등...
당시에는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또 재미있게 봤지만 지금은 제대로 끝이 났는지 어쩐지 조차 잊어버린 만화들이 있습니다.
이 만화들은 연재가 중지 되었거나, 연재를 질질 끌고 있거나, 또는 완결이 났지만 관심속에서 사라진 작품들이죠.
이번에 말하고자 하는 것도 '한때 엄청난 인기였고 완결도 났지만 연재가 너무 길어서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진 만화'인 3x3아이즈의 결말에 대해서 입니다.
음, 본론을 시작하기 전에 저의 3x3아이즈 사랑에 대해서 고백하도록 하죠.
제가 이 작품을 처음 본 것은 드래곤볼이 연재되던 아이큐 점프의 별책 만화였는데, 당시 초딩 밖에 안되던 제 눈에도 이 작품은 정말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초딩의 마음을 뒤흔드는 그로테스크한 묘사와 매력적인 미소녀, 지금까지의 작품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세계관등
어린 마음에도 이 작품은 그 어떤 만화보다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작품이었습니다.
실제로 3x3아이즈는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습니다.
동양풍의 판타지를 다루지만, 일본식 음양사나 도시전설을 다루는게 아니라,
인도나 홍콩등의 지금까지는 본적도 접해본 적도 없는 나라의 신화를 이용한 세계관부터가 끝장이었죠.
또 3개의 눈을 가진 삼지안과 그 삼지안이 죽기 전까지는 절대로 죽지 않는 불사인 주인공, 그리고 그 불사인만이 쓸수 있는 '수마술'이라는 개념등
모든 것이 새로운 매력으로 가득 찬 작품이었습니다.
지금 내놔도 밀리지 않는 개성과 독특함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지요.
허나... 3x3아이즈는 총 40권이나 되는 분량답게 연재가 굉장히 길었습니다. (87~02년 동안 연재)
매번 새로운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 찾아보기는 했지만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계속 따라가기는 좀 무리가 있었죠.
진학을 하고, 군대도 가고 하면서 조금씩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처럼 아는 분과 msn에서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 중, 이 3x3아이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분이 말하기를 자신도 그 작품을 매우 좋아하지만 아직까지 결말을 본적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런 분 꽤 많을듯)
지금 생각이 났을 때 보지 않으면 또 몇년후에나 보게 될지 알 수 없기에, 그길로 이 작품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의외로 제가 안본 분량은 굉장히 많아서, 전체 40권중 안 읽은 부분만 해도 십여권은 되더군요.
그리고 어제 완독을 끝냈습니다.
■결말을 보다
음... 울고 싶더군요.
초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좋아하고 아껴온 작품
이렇게 말하면 과장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수년에 걸쳐서 사랑해왔던 작품의 결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주 작고 초라하고 유치한 결말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년에 걸쳐서 제 기대가 너무 크게 부풀려진 것도 부정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감안한다 쳐도, 후반부의 완성도는 정말 실망이란 실망은 다 하게 만들 정도로 아쉬운 완성도더군요.
일단 작화가 너무 심해졌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퇴보한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림이 엉망이 되었더군요.
그 이쁘고 날카롭게 생긴 캐릭터들은 다 어디에 갔는지, 둥글둥글 찐빵 같은 녀석들이 자신을 야쿠모라고 칭하고 파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이 찐빵이 자기가 파이랍니다. ㅋㅋㅋ 좆까 ㅋㅋㅋㅋㅋㅋ 나의 파이는 이렇지 않아 ㅋㅋㅋㅋㅋ
와... 이거 진짜...
너무 안타까워서 막 눈물이 나오려고 하던데요.
원작가가 그린거니 누구에게 따질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통 한번 변한 그림체가 다시 옛날 그림체로 돌아온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니까요.
이제 다시는 3x3아이즈 전성기 때의 그림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그냥 막 눈 앞이 깜깜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나리오
30권 쯔음부터 세계 멸망이니 뭐니 하는 요상한 전개로 나가는 것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납득은 할 수 있는 전개였습니다.
작가가 주장하는 세계의 근원과 의지에 관한 이야기도, 나름 재미있는 이야기였고 말이죠.
근데 마지막에 야쿠모가 다시 '우'가 되는게 너무 치명적인 에러인듯
'우'가 아니라 인간인 야쿠모가 싸우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배틀이었는데, 우가 되버리니 이건 뭐 '의지의 대결'이 순식간에 '파워 배틀'이 되어서 김이 확 빠지더군요.
아니, 그것까지는 그냥 그렇다고 칩시다. 모든 작품에서 다 제 마음에 쏙드는 철학을 요구 하는거야 말로 유치한 짓이니...
제가 또 불만인건 캐릭터들에게 깔린 복선들이 전혀라고 할 정도로 회수 되지 않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작가가 빨리 끝내고 싶어서 서두르고 있다는게 보인다고 할까, (정말 순식간에 끝남)
이런 말하면 당연히 실례지만 이 작가는 자기가 만든 캐릭터에 애정이 없는 것 처럼 보여요.
그중 화사의 취급이 진짜 ㅋㅋ 이건 완전 미친년을 만들어 놓았죠.
망가진 찐빵 작화도 한몫해서 진짜 꼴도 보기 싫은 캐릭터로 만들어 놓았더군요.
(한의 취급도 굉장히 서운했지만, 솔직히 이건 작가가 정답)
그리고 결정적으로 실망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마지막의 마지막에 나온 그 '악은 아직 멸하지 않았다. 진짜 흑막은 아직 남아 있었다...'식의 묘사 ㅋㅋㅋㅋㅋㅋㅋㅋ
우아아아아!!!!!!!! 제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더 이상 내 추억을 엉망으로 만들지마!!!!!!!!!!!!!!!!!!!!!!!!!!!!!!!!!
■마무리
사실 모든 복선이 수거 되고, 모든 갈등 구조가 풀리고, 모든 인간 관계가 정리가 되는 이야기를 바라고
불사와 인간의 경계에서 드디어 인간이 된 야쿠모의 인생관과
수십년간 연재해온 작품의 마무리로 인간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듣고 싶어한 저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이고 유치하고 꼴사나운 놈일 겁니다.
그래도
그래도 어쩔수 없지 않습니까아...
이제 겨우 20대 중반인 제가 제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동안 아껴온 작품이란 말입니다.
이럴 때 투정을 안부리면 언제 부리겠습니까?
불행해도 좋았어요. 굳이 행복한 결말이 아니어도 좋았어요.
다만 좀 더... 작가의 '애정'이 느껴지는 결말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왜 이렇게 대충 던져놓은 느낌의 결말인지...
지금은 그저 아쉬움만 남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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