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을 알기 쉽게 한줄로 소개하자면 [Fate의 성공 이후로 수 없이 나오기 시작한 전기 액션물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렇게 양산작으로 치부하며 소개하기에는 너무나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기본적인 시놉시스는 이렇다.
요괴를 힘을 가진 인간, 즉 보통 인간과는 조금 다른 힘과 능력을 가진 인간들을 '인요(人妖)'라고 부르며 격리하고 차별하는 세계
철을 원거리에서 끌어 당기고 변형 시킬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요'인 주인공과 구미호의 자손이자 인간을 증오하는 요괴인 히로인이
인간 세계에 적응하고, 일상을 소중함을 깨닫는 가운데,
주인공을 노리는 국가 기관이나 히로인을 노리는 요괴등의 위협 요소로부터 일상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이다.
■끝장나는 배틀 묘사
아야카시비토는 미소녀 게임이라기 보다는 소년 만화적인 성향이 굉장히 큰 작품으로써
미소녀들과의 연애도 물론 있지만 그보다 국가 기관이나 요괴들과의 배틀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또 그 배틀 부분이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 해야할 포인트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모든 등장 인물들이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요(人妖)들이기 때문에, 한명 한명에게 부여된 능력을 보는 재미는 물론이고
약한 능력을 응용해서 강한 상대를 해치운다던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능력을 쓴다던지등
능력자물에서 볼 수 있는 재미는 대부분 볼 수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그리고 그 '능력 자랑' 이전에 뼈대가 되는 배틀 묘사가 엄청나게 뛰어나기 때문에 사실 딱히 '능력자'라는 설정에 크게 묶여 있을 필요도 없다.
글을 읽으면서 손에 땀을 쥐고, 흥분이 되고, 빨리 다음 장면이 읽고 싶어서 견딜수가 없게 만들 정도로 원초적인 재미를 주는 텍스트를 읽어본게 얼마만일까...
다른 것은 둘째치고라도, 일단 이 작품의 전투 묘사만큼은 어떤 작품과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 최고급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끝장나는 배틀 묘사를 제대로 받쳐주는 시나리오
물론 시나리오쪽의 퀼리티도 만만치 않다.
10년 이상의 인연으로 맺어진 인요 주인공과 요괴 히로인
주인공은 인간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반면, 히로인은 인간을 누구보다 증오하고 있다.
인요라는 것이 밝혀진 이후 단 한번도 병원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주인공이 병원을 나와서 학교를 다니게 되고, 일상을 접하게 되고, 인간을 만나서 인연을 다져가는 과정
자신의 모친이 인간에게 살해 당한 이후, 인간을 용서 할 수 없었던 히로인이 주인공에게 감화되서 점차 인간을 용서하게 되가는 과정등
얼핏 뻔하지만 절대 뻔하다고 말할수 없는 따뜻한 이야기가 수준급의 문장과 묘사로 가득 채워져서 전개 된다.
그리고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알게 된 '인간의 좋은점'과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마을로 찾아온 능력자들과 배틀을 벌인다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 작품은 배틀 요소도 대단히 재밌지만 그 이전에 싸워야하는 이유가 이렇게 잘 짜여져 있기에 배틀씬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다.
자존심이고 뭐고 악의 처단이고 뭐고 그런게 아니라, 그저 단순하게 나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이야기
주인공의 과거가 있기에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고 더욱 응원해주고 싶은 일상
눈물이 날 정도로 따뜻하면서 '뜨거운' 이야기이다.
■풋풋하고 정이 가는 미소녀들과 환장하게 멋있는 남자들
이 작품의 여성 캐릭터들은 한명한명 굉장히 심지가 굳고 배틀에서도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지만 연애적인 측면에서는 이게 또 참 어린애 같은 풋풋함을 지닌 소녀들이다.
특히 히로인들의 질투 패턴이나 연애의 줄다리기 패턴이 굉장히 순수하달까
숨 넘어가게 멋진 배틀에서의 모습과 옛날 90년도 순정 만화가 생각나는 풋풋한 시츄에이션들의 갭이 이 작품만의 독특하면서 개성있는 미소녀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남성 캐릭터들은 말 그대로 완전 슈퍼 간지 가이들
물론 개그적인 면이나 연애 초보적인 면을 완전히 안보여주는건 아닌데 그 이상으로 멋진 모습들이 압도하는지라 그냥 뿅 간다.
남자가 봐도 반할 법한 남자들이 나오는 작품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개똥 철학이나 설정 놀이가 보이지 않는 깔끔하고 읽기 편한 시나리오
아야카시비토는 작가의 개인적인 사상이나 철학이 잘 드러나 있지 않은 작품이다.
철저하게 등장인물의 시점에서만 사물을 바라보고,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사랑을 하고, 배틀을 한다.
그곳엔 작가의 철학은 조금도 개입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가장 놀란게 사람을 죽일 때의 묘사였는데 보통 이런 계열의 게임에선 주인공이 사람을 죽이는건 거의 금기시 되어 있지 않은가?
적이 아무리 나쁜 짓을하고 미워도 죽이기는 커녕 도덕적인 이야기를 늘어 놓으면서 그래도 인간을 사랑하자니등의 교훈을 늘어 놓는게 보통이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망설이기는 해도 결국 살인을 그만두진 않는다.
마치 반자동 기계처럼 억지로 '사람을 죽이면 안된다'라는 교훈을 짜내는 작품들을 보다가, 이렇게 도덕적인 변명을 포기해버린 작품을 보니 굉장히 신선 했달까
인간으로써의 도덕에는 벗어 났을지 몰라도 그걸 굳이 작품 속에서 왈가왈부하며 지적하지도 않고, 죄를 청산하라느니 하는 진부한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다.
즉 아야카시비토는 작품의 메인 주제를 흐리는 잡스러운 철학 따위는 다 배제하고 오로지 핵심적인 재미만을 향해 신나게 달려가고 싸우고 연애를 하는 시나리오를 가진 작품인 것이다.
(드래곤볼에 철학이 필요한가? 이 작품의 시나리오도 그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렇게 철학을 잘라냈다는건 장점도 될 수 있고, 단점도 될 수 있을터인데...
일부 작품들이 잘나가다가 작가의 병들어 있는 개똥철학이 나와서 작품을 개판치는 경우가 있다는걸 생각해보면
신나는 액션 묘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아야카시비토에서는 작가의 개인적인 철학이나 도덕적 교훈이 배제 됐다는 것이 딱히 단점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이런 작품이면 되려 있을 법한 '설정 놀이'가 거의 없다는 것도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까놓고 말해서 페이트 같은 작품에서 나오는 [말하는 놈 혼자서만 재밌는 기나긴 설정 이야기] 같은게 없다는 뜻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글쓴이 페이트 광빠임. 쉽게 말해 달빠임)
■전기 액션물의 명작
배틀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별 연애 시나리오의 구성도 탄탄하고 모든 시나리오에서 단 하나도 '꽝'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좋았다.
각 시나리오마다 배틀 전개도 완전히 틀려서 다음 시나리오를 예측 할 수 없는 재미도 있었고
또 잡스러운 철학도 없어서 사상의 충돌로 인한 불쾌감을 느낄 필요도 없이, 그저 맘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고 말이다.
리뷰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이 작품을 다시 한줄로 소개하자면,
[사랑이 있고, 인연이 있고, 열혈이 있고, 감동이 있고, 눈물이 있는 뜨거운 이야기들로 꽉꽉 채워진 전기 액션물]이라고 소개해주고 싶다.
눈물이 날 정도로 뜨거운 작품을 좋아하고
싸우는 미소녀와 남자가 봐도 반할 법한 멋진 남자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해봐야할 작품
간만에 모에(萌え)가 아닌, 모에(燃え)로 가슴을 채운 너무나 멋진 작품이었다.
■잡소리
*글쓴이가 좋아하는 여성 캐릭터는 역시 토우코, 조역중에서는 사쿠라, 미운정이 든 캐릭터는 이치나
평생을 함께한다면 역시 토우코 같은 여자가 제일
게다가 토우코는 베드 엔딩이 진짜 너무너무너무 슬퍼서 도저히 내버려 둘 수가 없다. 지금도 베드 엔딩 생각만하면 가슴이 막 찢어짐
*남성 캐릭터쪽에서는... 이 작품의 남성 캐릭터는 다 멋있어서 고를 수가 없음
코타로 선생이랑 슈겐이 의외로 활약하는 루트가 적다는게 너무 아쉬울뿐
*글쓴이가 꼽는 명장면은 코타로 선생의 차박살 펀치와 토우코의 월담 칼질
아야카시비토는 진짜 '약속된 승리의 검' 수준의 명장면이 미친듯이 나온다. 이거 농담도 아니고 과장도 아님
진짜 위 두장면에서는 너무 멋져서 오줌 지릴 뻔했음
다른 의미의 명장면은 아라이 미우가 쿠기 선생 앞에서 이름을 대는 장면
눈물이 아주 그냥 왈칵....
*이 작품은 주인공에게도 성우가 있는데 NG코이의 주인공 성우와 동일 인물이다.
엄청 좋아하는 목소리였던지라, 게임하는 재미가 몇배로 늘은듯
*참고로 PS2판은 새로운 시나리오가 한편 추가 되있고, 이게 또 작살나게 좋으니 꼭 해보시길
그리고 PS2판의 시스템은 노벨 게임 역사상 최고로 편리한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