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 쿠루쿠루 파나틱 (Kurukuru Fanatic) |
제작사 | Chien |
발매일 | 2008.09.26 |
■쿠루쿠루 파나틱 - 등장인물 전원이 얀데레
그대 '얀데레'라는 신조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츤데레'라는 신조어에서 파생된 이 용어는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는 미소녀]를 뜻하는 말이다.
'츤데레'와는 달리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기 힘든 이 속성
헌데 재밌게도 등장인물 전원이 얀데레인 작품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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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깊게 들어가기 전이 우선 얀데레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자.
얀데레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수가 있다.
하나는 정신적인 면을 주로 다루는 얀데레
또 하나는 육체적 상해를 주로 다루는 얀데레이다.
*전자쪽 얀데레(이하 정신적 얀데레)는 자신의 사랑이 어긋나거나 이루어지지 않는 과정에서 병들어가는 미소녀를 그린다.
이 타입은 캐릭터가 병들어가는 과정이나 비정상작인 집착, 행동거지가 중요하지, 잔혹한 행동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조용하고 착하던 히로인이 자신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 주인공을 보며 오해를 하고 생각이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과정
플레이어는 히로인의 마음이 안스럽기도 하지만 점점 과격해지는 히로인이 조금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그 쌓아온 마음을 폭발 시키는 히로인을 보며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는데서 오는 공포와
저렇게까지 정신적으로 몰려 있었는데 알아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히로인의 인간성이 결여된 이기적인 사고와 행동에 혐오를 느끼게 된다.
정신적 얀데레란 플레이어에게 한마디로는 설명 할 수 없는 다각적인 감정을 품게 해주는 매우 섬세하고 우수한 속성인 것이다.
*이제 후자쪽 얀데레인 [육체적 상해를 입히는 것을 주로 다루는 얀데레]를 알아보자.
이 리뷰에서는 이 타입을 '엽기 얀데레'라고 줄여서 부르도록 하겠다.
엽기 얀데레는 사실 얀데레가 아니다.
얀데레는 어디까지나 굉장히 정신적인 속성이고 히로인이 병들어 가는 과정이 중요한 속성이다.
결과적으로 엽기, 호러적인 행동을 취할 수는 있어도
처음부터 엽기적이고 호러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 목적인 미소녀를 뜻하는 말은 절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원래 단어의 쓰임이란게 다 그렇듯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미가 확장되고 퇴색되기 때문에 지금은 이 '엽기 얀데레'도 얀데레의 일종으로 취급 받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타입은 얀데레라기 보다는 '엽기 소녀'나 '호러블 소녀'로 분류 되어야 맞다.)
엽기 얀데레는 캐릭터가 미쳐가는 과정이나 정신적인 갈등, 오해등을 그려내기 보다는
가냘픈 미소녀가 잔인한 행동을 저지른다든지, 살인마의 인격으로 주인공을 쫒아 오는 공포가 주가 되는 속성이다.
이 타입은 일종의 서스펜스 영화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속성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최근의 얀데레는 비주얼적으로 인상이 강하고 자극적인 '엽기 얀데레'가 강조되고 있는 흐름이다.
과정도 없이 무기를 들고 피로 떡칠이 된 소녀라든지, 육체적 상해를 가하겠다고 협박등을 하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캐릭터들은 전부 '엽기 얀데레'에 해당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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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루쿠루 파나틱은 말할 것도 없겠지만 후자쪽인 '엽기 얀데레'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말해둘께 있는데 난 엽기 얀데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하는 편에 가깝다.
원체 무언가를 죽이고 파괴하고 이런걸 꺼려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무거운 애증과 질투를 견디다 못해 인격이 무너져버리는 안타까움을 그리는 고차원적인 이야기인 정신적 얀데레에 비해,
살인과 죽음에 대한 공포라는 직관적이고 단순한 행위에 의존하는 엽기 얀데레는 너무나 너무나 싸고 가볍게 보였기 때문이다.
이 싸디 싼 이미지의 '엽기 얀데레'가 늘어남에 따라, 내가 바라는 '정신적 얀데레'가 점점 묻혀버리고 있다는 상황 또한 달갑지 않았다.
이 작품도 싸디 싼 엽기적 이미지를 파는 그런 작품이겠거니 했더니만...
어? 이 작품 뭔가 좀 틀리다.
분명 엽기 얀데레이긴 한데...
이게 싸보이지도 않고 불쾌하지도 않고... 의외로 튼실한 만듬새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얀데레의 블랙 코미디화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정신이 병든 미소녀'라는 특성상 심각해 질 수 밖에 없는 얀데레라는 기호를 '블랙 코미디'로 해석 했다는 점
어설프게 엽기 얀데레를 재현해서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된게 아니라, 아예 한계까지 내질러 버려서 얀데레를 '코미디'로 승화 시켜 버렸다.
히로인들의 행동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보니 엽기 얀데레 특유의 상식을 벗어난 행동들이 완전히 다 개그가 되버리는 이 재밌는 구조
히로인들이 미쳐서 총과 칼을 꺼내들고 서로 죽이겠다고 난동을 부려도
주인공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벽에 박치기를 하고, 총으로 손에 구멍을 뚫으며 자해를 해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들을 서로 내뱉어도,
그 장면들이 심각하고 우울하고 무섭고 기분 나쁜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웃음이 터져 나오게 된다.
너무 미쳐있으니까 이걸 보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는 커녕
그냥, 'ㅋㅋㅋ 와 뭐 저런 미친년이 다 있담 ㅋㅋ' 하며 반쯤 질린 표정으로 웃을 수 있다.
'공포'가 주력일 수 밖에 없는 얀데레를 '개그'로 해석한 이 과감함
이 해석은 싸디 싼 이미지가 밑바탕에 깔려있는 엽기 얀데레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면 좋을지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 아주 멋진 해석이었다.
■한계까지 정신이 나간 미친년들의 매력
주인공만이 삶의 전부고 주인공 외의 모든 사람과의 소통을 단절한 '와즈카'
총과 마약이 끊이지 않는 지역에서 자라 정신이 4중 인격으로 분열 된 '마츠리'
전생에 주인공이 자신의 남동생이었다고 믿으며, 이상적인 누나 동생 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동급생 '카고메'
그리고 주인공이 죽을 때마다 5일 전으로 부활 시켜주는 천사 '파누루' (얘는 뒷설정이 있는데 그건 플레이 해서 알아보는게 재밌다)
설정만 들어도 도망가고 싶어지는 이 미친년들
정말 이 캐릭터들에게 사랑을 느낄 수나 있을까??
어, 사랑을 느낄 수가 있다.
의외스럽지만 분명히 사랑을 쏟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캐릭터들이다.
잘 알아둬야할께 있는데 얀데레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증오'가 아니라, '주인공을 향한 사랑'이다.
그녀들의 과격한 행동의 원천은 모두 '사랑'에서 나오는 힘인 것이다.
행동이 과격할 뿐이지 그녀들은 온 힘을 다해서 사랑을 표현하는 것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왠지 그래도 아주 조금은 그녀들의 마음을 받아 들일 생각이 들지 않는가?
쿠루쿠루 파나틱의 캐릭터들은 단순히 그냥 미친게 아니라, 작품중에서 살짝 살짝 왜 이렇게 극단적인 성격이 되었는지 확실히 언급이 된다는게 또 포인트이다.
그리고 거기서 보이는 히로인들의 마음의 상처들은 읽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어처구니 없고 무섭고 어떨때는 짜증나기도 하는 히로인들
하지만 그녀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된 이유를 생각하면... 뭐랄까, 내버려둘수가 없다.
그녀들은 정말 손을 쓸 수가 없을 정도로 미쳐 있어서 그녀들의 애정의 대상인 나마저 눈을 돌리면 아무도 감싸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 포기 할 수 없다.
사랑이 무겁더라고, 그 무거운 사랑에 고통을 받는 한이 있더라고 지켜주고 싶고,
사랑에 보답하는 것만으로 그녀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진다면, 계속 보답해주고 싶은 그런 아가페적인 사랑
미소녀 게임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남성의 헌신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헌신이 보답 받는지 못받는지는 둘째치고 말이다.
■그냥 미치기만 한 작품은 아니다. 제대로 감성적인 면이 존재
위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이 작품 그냥 미친 개그로 뚫고 날아가는 직품일 것 같으면서
의외로 제대로 감성적인 면이 존재하고 있는 작품이다.
시작 5분만에 나오는 이 짧은 이야기에 주목하자.
주인공에게 심하게 의존적이고 주인공 외의 모든 관계를 거부하는 히로인 와즈카의 과거 이야기다.
그녀는 어릴적의 심한 학대로 인해 세상의 접근을 거부하게 되었고,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주인공만이 세상의 전부가 된다.
학대로 인해 마음이 부서진 소녀가 '세상'을 싫어하게 되었다고 그 누가 쓴소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주인공을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었던 그녀에게 그 누가 어리석다고 할수 있을 것인가?
주인공은 말한다. [와즈카는 세상을 싫어한다. 하지만 나 역시 싫어하는 것 쯤은 있다. 와즈카는 싫어하는 것이 '세상'일 뿐. 그 차이는 없다]라고 말이다.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편견으로 캐릭터를 바라볼 플레이어를 숙연하게 만들어주고,
이 병들어 있고 가련한 아가씨를 좀 더 잘 돌봐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어준다.
이처럼 쿠루쿠루 파나틱의 캐릭터들은 왜 그렇게 미쳤는지 알게 되는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왜 그렇게 부서졌는지, 왜 그렇게 극단적인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가 작지만 분명하게 존재한다.
마츠리에게도 그리고 알기는 힘들지만 카고메에게도 다 마음이 부서진 이유가 있다.
그리고 주인공은 이 병들어 있는 소녀들을 충분히 감싸 줄 수 있는 훌륭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은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는 소녀들을 절대 내쳐내고 버리지 않는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감싸주려고 노력한다. 그녀들의 '마음을 빼앗은 책임'을 지려고 노력한다.
그는 사랑이 무겁다고, 사랑이 부조리하다고 도망치지 않는다.
주인공은 왜 이렇게 친절하고 상냥한 걸까? 물론 그에게도 제대로 납득이 가는 이유가 존재한다.
얼핏보면 감성이고 나발이고 없을 것 같은 작품이기 때문에, 이렇게 조금씩 존재하고 있는 감성적인 부분이 굉장히 크게 다가 온다.
각 루트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의 헌신적인 모습에선 가슴을 때리는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했고,
주인공에게 기대오는 히로인들이 모습에서는 분명히 어떠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겉으로 보기에는 좀 뭐시기해 보일지는 몰라도, 절대 속없고 실없고 바로 잊어버릴 만한 평면적인 작품은 아니라는 사실
그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다.
■기존의 미소녀 게임에 대한 안티테제를 느낄수 있는 시나리오
이 작품, 시나리오가 은근히 심지가 굵다.
그냥 생각없이 내지르는 것 같은 작품이지만 잘보면 묘사 하나하나가 기존의 미소녀 게임에 대한 부정이나 조소가 포함되어 있다.
반에서 총기 난동 사건이 일어나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 급우들의 묘사로 기존의 미소녀 게임의 비현실적인 학급 묘사를 비꼬고,
삼각 관계란 행복에 넘친 즐거운 상황이 아니라, 여성들이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서 조금만 잘못하면 피와 살점이 오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주인공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도 도저히 갱생 될 것 같지 않은 이 작품의 히로인들은 쉽게 쉽게 마음의 결함이 치유되는 다른 미소녀 게임의 히로인들을 비웃으며,
'부서진 인간을 치유하는 것은 이렇게나 어렵다'라는 현실적인 이야기마저 해주고 있다.
시나리오라이터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이 작품 속에는 수많은 안티테제들이 담겨 있다.
블랙 코미디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연스럽게 태어난 이 신선한 메시지들
미소녀 게임식 방법론에 익숙해진 사람일수록 방법론을 완전히 깨부시는 전개에 깊이를 느끼게 되고, 그 안티테제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언제나 예상한대로, 마음 먹은대로 되는 미소녀 게임이 전혀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갈 때 느껴지는 즐거움, 신선함
이 독특한 감각은 꼭 한번 느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마무리
엄청나게 이색적인 작품
비록 '얀데레 붐'을 타고 나온 속물적인 작품이라고는 해도, 이렇게까지 강렬한 작품을 만들어버리면 붐을 탓다는 것 자체는 마이너스 조차 되지 않는다.
(아야카시비토 또한 전기물의 붐을 탄 작품이지만 그 높은 퀼리티를 보면 까고 싶은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오히려 이 기상천외하고 마이너하고 미쳐있는 작품성은 '붐을 타고 나온 안일한 작품'이라는 평가 보다는 '새로운 한발을 내딛은 신선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기에 충분하다.
중간중간의 감성적인 묘사의 퀼리티를 보면 좀 더 따뜻하고 부드럽고 감동 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더 미쳐있는 결말로만 가는 이 과격함
이 작품에 타협 따윈 없다.
미친년은 끝까지 미친년이고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친 작품이다.
붐을 타고 나온 작품이 아니라, 오히려 붐을 이용해서 제작진이 자기 하고 싶은 것을 맘껏 저지른 기발한 작품
두번 다시 나오기 힘든 이 괴작에 난 커다란 찬사를 내려주고 싶다.
■잡소리
*좀 사랑 할 구석이 있는 미친년 - 와즈카, 마츠리, 파누루
캐릭터 성격적으로는 와즈카가 제일 좋았고,
외견 디자인이나 에로스나 뭐 그런 면으로는 마츠리가 좋았다.
*도저히 손댈 수가 없는 리얼 미친년 - 카고메

얘는 진짜... 100미터 밖에서 보이기만 해도 도망가야하는 수준
항상 웃음으로 가득차 있는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공포를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바로 이년이었다... 꿈에 나올까 무섭네...
*카고메 성우랑 [사랑하는 소녀와 수호의 방패]의 세츠코 성우가 동일 성우라는 사실에 기절했음
저 또라이 여자랑 감미롭고 연약하면서 여성스러운 세츠코 아가씨가 동일 성우라는 사실이 날 혼란스럽게 만든다 ㅋㅋㅋㅋㅋ 으앙 ㅋㅋㅋㅋㅋ
*이거 카고메랑 파누루 그린 사람이 아이마스 쿠사레 일기로 유명한 그 사람이다. 오마이갓ㅋㅋ
*BGM중에선 마츠리의 테마인 '마츠리의 축제'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후반 진행이 취향
*CG중에서는 마츠리가 학교에서 주인공의 무릎 위에 앉아 있는 CG에 한표.

아, 엉겨붙는 로리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