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클은 아스카가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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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온 와이드



하루카 - 마스다 쇼지 도서



*천외마경2의 시나리오, 감독으로 유명한 마스다 쇼지의 오리지널 노벨
PCFx용 천외마경3로 나올 예정이었던 시나리오였지만 사정상 기획이 취소되고,
그 시나리오를 재구성해서 만든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나중에 ps2로 나온 천외마경3는 전혀 별개의 시나리오)

사실 천외마경2의 감독이라고는 해도 내가 천외마경2는 해보질 못해서 확 와닿질 않고,  (알라딘보이도 겨우겨우 졸라산 나에게 PC엔진의 벽은 너무 높다)
나에게 있어서 마스다 쇼지란 역시 '린다큐브'와 '나의 시체를 넘어서가라'의 감독으로 세겨져 있다.

살아오면서 나름 수 많은 RPG를 해왔다고 자부 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 몇 작품 베스트 RPG를 꼽으라고 한다면 난 주저 없이 '린다큐브'와 '나의 시체를 넘어서가라'를 꼽겠다.


*마스다 쇼지의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론 RPG의 영역에 있으면서 RPG의 벽을 깨부수는 시나리오와 게임성을 들 수 있겠다.
린다큐브는 혹성 멸망까지 8년이 남은 시간 동안 '노아의 방주'에 사랑하는 린다와 함께 암수 동물들을 최대한 많이 모으는 RPG
나의 시체를 넘어서가라는 저주를 받아 최대 2년밖에 살지 못하는 일족이 자신의 대를 잇고 이어 몇십대에 걸쳐서, 저주를 건 주점동자를 죽이고 저주를 푸는 RPG이다.
마스다 쇼지의 RPG는 용자가 나오지 않는다.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마왕도 나오지 않는다.
시나리오는 RPG의 방법론을 단 하나도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 방식은 분명히 RPG이다.

둘째로는 지독하게 잔혹하다는 점이다.
린다큐브는 멸망하는 혹성에서 동물을 모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인데
그 과정에 일어나는 일들이 잔혹하고 슬프고 안타깝기 그지 없다.
어떤 시나리오로 진행하던 항상 따라다니는 죽음과 멸망의 그림자는 플레이어를 놓아주질 않는다.
나의 시체를 넘어서 가라는 말할 것도 없다.
단명의 저주로 2년 밖에 살지 못하는 일족
그들은 오로지 저주의 해방을 위해서 살고 죽는다.
오로지 복수말고는 생각 할 수 없는 짧은 인생 동안 그들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세 번째 공통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다 쇼지의 작품은 너무나도 따뜻하고 너무나도 밝다.
분명히 잔혹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작품을 떼어보면 정말 그렇게 잔혹한 작품이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모두 밝고 즐겁고 유쾌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또 마지막에는 반드시(강조) 웃는 얼굴로 끝낼 수 있는 작품들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 소설 하루카도 그렇다.
평범한 소년이 고대 일본으로 전송 되어 일어나는 모험극, 속칭 '이고깽'에 해당하는 이 작품

사태는 너무나 어렵고 등장인물은 무참히 죽어나간다.
미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절망적이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크게 웃고 빠르게 뛰고 신나게 휘두른다.
절망적인 상황 따윈 다 날아가 버리라는 마냥, 달리고 넘어지고 베어 넘기고 또 달린다.
'슬프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는'(웃어야 하는) 이 감각이 마스다 쇼지의 RPG들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마스다 쇼지의 그림자를 느끼는 요소는 그외에도 많다.
히로인 '하루카'가 그렇다.
야생적이고 기가 강하고 잘뛰고 잘먹고(중요) 건강하고 야하기까지 한 이 아가씨
마스다 쇼지가 만들어 낸 최고의 히로인 '린다'의 그림자가 많이 느껴진다 ㅋ

무대 또한 '나의 시체를 넘어서가라'가 떠오르는 고대 일본 판타지
여기저기 어딜 봐도 느낄 수 있는 마스다 쇼지의 테이스트가 팬에게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반갑게 다가온다.

마스다 쇼지를 좋아한다고?
그럼 망설일 필요가 없다. 빨리 창 닫고 책이나 사러가라 ㅋ


*책 내용도 좀 이야기하자.
위에서도 살짝 이야기 했지만 기본적으로 내용은 '모험극'으로
평범한 고등학생인 '초세이'가 고대 일본에서 히로인 '하루카'를 만나고 위기에 빠진 야마타이국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스토리에서 반전이나 깜짝상자적인 그럼 요소를 바라기 보다는 작품의 '기세'와 '분위기'를 즐기는 작품이라고 본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의 기복이 크고 액션 묘사에도 힘이 넘쳐서 작품 전체에 풍기는 이 야생적인 기운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챕터를 넘길 때마다 하나의 굵직 굵직한 사건이 터지고 또 해결되고
다음 챕터에선 새로운 무대와 새로운 사건이 터지고 또 해결되는 등. 이야기의 진행 속도와 밀도도 엄청나게 높다.
애니메이션을 예로 들자면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다 읽고 나면 한 여름 밤의 길고도 짧은 꿈을 꾼 듯한 이 고밀도 이야기는 읽는 이의 '일탈물'로서도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마스다 쇼지가 그려내는 고대 일본 판타지의 세계관에도 주목하고 싶다.
중세 판타지도 아니고 SF도 아닌, 천외마경에서 내려져온 이 기묘한 일본 판타지의 세계관은 일견의 가치가 있다.
7개의 종족들의 삶의 방식이나 거주 환경등의 독특한 묘사를 보고 있으면,
'과연 안일한 RPG는 만들어내지 않는 크리에이터구나'라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주절거리다 보니 내용이 길어졌다. ㅋ
두 줄로 정리하자면 하루카는 이런 소설이다.
이야기의 밀도가 높고 매우 동적이다. 거기에 감정의 기복도 크고 액션 묘사의 비중도 큰 '야생적인' 작품
멈춤이 없고 오로지 전속전진만 있는 스피드 감 넘치는 모험 활극으로 소설을 읽으며 '일상의 일탈'적인 요소를 느끼고 싶다면 딱 어울릴 작품

그리고 여기에 마스다 쇼지의 테이스트가 가미 되기 까지 했으니, 팬이라면 알아서 플러스 양념을 치도록 하자. ㅋ


@아, 마스다 작품 공통점 그 네번째
'린다큐브'도 '나의 시체를 넘어서 가라'도 '하루카'도...
좀 야하다. ㅋ


렛츠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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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블루드림 2009/10/07 22:21 #

    천외마경의 시나리오로 쓰일 뻔 하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그저 그랬습니다. 너무 심심했던 것 같네요^^
  • 메이 2009/10/07 22:45 #

    ㅋㅋ 안맞으셨다니 안타깝네요.
  • 시즈크 2009/10/07 22:48 #

    결론은 '야하다' <<<<
  • 메이 2009/10/07 23:35 #

    근데 마스다식 에로스는 좀 밝고 건강한지라 ㅋ
  • 유우 2009/10/07 23:07 #

    어째 책 이야기보다는 린다 큐브와 오레시카에 대한 이야가기 주인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제 착각인가요? ㅋ

    린다 큐브도 좋지만 역시 제 안에서 마스다 쇼지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오레시카인것 같습니다.
    아무리 아끼고 아꼈던 캐릭터들도 결국에는 십수턴 안에 비장한 유언을 남기며 하나하나 명을 달리 해야만하는 시스템이 그렇게 가슴 속 깊이 다가 올 수가 없더군요. 정말이지 어지간한 RPG들과 비교했을때 캐릭터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정성의 양이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오죽했으면 1대 당주부터 엔딩 직전의 82대까지 - 하드모드로 느긋하게 플레이하니 이리 되더군요,,, -, 전원의 유언을 텍스트로 옮겨 놨을까요. 초대 당주의 유언 및 몇몇 영웅급 활약을 보인 캐릭터들의 유언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엉엉

    거기다가 정말로 아꼈던 격투가 캐릭이 죽은 뒤에 최초의 수호신이 되어 돌아왔을때에는 전율마저 일었죠. [ 그 캐릭터의 유언은 ' 무기를 가져다 줘. 난, 아직 여기서 쓰러질 수 없어' ] 였습죠.

    뭐, 전율 이후에는 '가만있어보자, 이거 진성 근친상간인데...' 라며 불순한 하트가 꿈틀댔지만.. 뭐 어떻습니까, 오레시카가 원래 그런 게임인데...

    덧 : 이거 하루카 리뷰인데 어째 오레시카 이야기만 잔뜩한 것 같아서 하루카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합니다. 읽는 내내 생각났던 작품은 역시 모노노케 히메 였습니다. 전 예나제나 싸우는 미소녀나, 무언가에 전력으로 부딛히는 소녀, 있는 힘껏 기합을 내지르는 소녀에 끔찍하게 약한듯 싶습니다.
  • 메이 2009/10/08 00:07 #

    엌ㅋㅋㅋㅋ 설마 이 화제가 통할 줄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전 집안 아이들 일일히 문서로 정리하고 있었는데 반쯤 정리하다가 세이브 데이터가 날아가서 ㅠㅠㅠㅠㅠㅠㅠㅠ
    으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 잊고 있었는데 다시 떠오르니까 미치겠네요 내 데이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아아아앙아앙아 ㅠㅠㅠㅠ
    게임 특성상 재플레이한다고 해도 그건 또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니... 으어어어앙어아어엉 ㅠㅠㅠㅠㅠ

    전 오레시카 베스트는 1부 마지막 팀이라고 생각
    그 아이들이 여기가 끝이 아니란걸 알았을 때 느낄 절망을 생각하면....
    전 지금도 가끔씩 그 소름끼치는 상황을 생각하면 너무 불쌍하고 너무 안타까워서 가슴이 저며옴

    @하루카는 이런 식의 야생 미소녀계열 중에서는 손에 꼽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아이 (우수한 비주얼도 한몪)
    야생적이지만 여성다움을 잊지 않은 모습이 참 좋았음. 야하기도 하고 ㅋ
    아마 하루카가 게임화 되었다면 여럿 남자 홀렸을듯

    @하루카를 읽으면서 느낀건데 이대로 그냥 RPG로 내도 될 것 같음
    물론 그래픽은 SFC레벨의 2D도트고 전투는 린다큐브와 같은 1인칭
    기가 막히게 분위기 살듯 ㅋㅋ
  • 崔祐碩 2009/10/07 23:50 #

    음.....

    이 포스팅에서 제가 아는건 린다큐브 밖에 없는거 같네요.

    제가 고1때 그니까 벌써 12년전에 게임라인에 실린 신작소개란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에 소개된건 ps1판이었는데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간에 전혀 연관성은 없는 그런 이야기가 3편 실려있었던 rpg게임으로 기억하는데 그 컨셉이 상당히 참신해서 지금도 얼핏 기억하고 있는거 같네요.

    물론 하도 오래된 일이라 제 기억이 맞는지는 저도 장담 못하겠습니다.;;
  • 메이 2009/10/07 23:59 #

    오오... 맞습니다. 정확히 그거에요.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간 연관이 없는 이야기 3편'이 아주 정확
    린다큐브는 지금 시선으로봐도 독특한 작품 대열에 충분히 넣을수 있는 RPG라고 생각
  • 디바이스 2009/10/08 14:42 #

    하루카가 마스다 쇼지씨의 소설이었군요. 저는 그냥 멀찌기서 표지만 보고 '캐릭터 이쁘네' 하고 넘어갔는데..

    오레시카는 진짜 명작이지요. 배경 설정부터 스토리와 반전까지 끝내주는 작품.
    이쁜 내 자식들(!)을 보며 흐뭇해하고 죽으면서 남기는 유언을 들으면서 가슴이 메어지고. ㅜㅠ

  • 메이 2009/10/08 19:59 #

    저도 예전에 서점에서 표지에 이끌려서 한번 들춰본 적이 있었지요.
    그땐 마스다 책인줄 몰랐는데 렛츠리뷰덕에 좋은 만남을 가지게 된듯 ㅋ

    오레시카는 의외로 해보신 분들이 있으시네요.
    마이너도 슈퍼 마이너 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ㅋㅋ
  • LgunX 2009/10/08 17:13 #

    리뷰 잘 읽었습니다. 마스다 쇼지의 게임 경력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네요.

    제 포스트에 참고자료로 링크해도 될까요? 본문 인용은 하지 않고, 단순 링크만 걸도록 하겠습니다.
  • 메이 2009/10/08 20:00 #

    이런 정중한 부탁을 어찌 거절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오케이입니다.
  • 리셋⁴ 2009/10/09 16:46 #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린다큐브는 게임잡지 번역으로만 접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위기에 푹 빠졌었고, 오레시카는 당시 일어도 잘 모르면서 무작정 플레이를 시도했던 게임이에요. 마스다 쇼지의 게임의 독특한 분위기가 정말로 취향입니다.

    이런 식으로 좀 막무가내로 접한 사람인지라, 제대로는 알지 못하던 분이였는데...좋은 정보를 얻고 가네요.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읽으면서 하루카가 정말 좋았어요^^;;
  • 메이 2009/10/09 20:21 #

    좋은 크리에이터죠. 유명하진 않지만 알게 되면 누구나 팬이 될 수 있는 그런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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