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틀 | 사신의 입맞춤은 이별의 맛 |
제작사 | ALcot Citrus |
발매일 | 20090424 |
■사신의 입맞춤은 이별의 맛
우리집 여동생의 경우, 소꿉친구인 그녀, 백 스테이지(이건 일부 루트만)등으로 그 이름을 떨치고,
에로게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고랭크 평을 받는 시나리오라이터인 '오르골'의 작품
이번 '사신의 입맞춤은 이별의 맛'은 복수 시나리오라이터의 한명으로 참여한게 아니라, 작품 전체의 시나리오를 맡은지라 오르골의 테이스트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어린 시절 자신의 잘못으로 좋아하는 여자애가 사고를 당해 죽게 되고,
그후부터 가슴 한구석에 씻을 수 없는 죄의 의식과 삶에 대해 자포자기적인 가치관을 가지게 된 주인공
(하지만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고 남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도 않는다. 이 메마른 느낌이 포인트)
그 주인공이 어느 날 사신을 만나게 되고, 사신으로부터 죽음을 선고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 된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본 작품은 사생관을 다루는 이야기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잘못으로 잃게 된 주인공
이 죄는 어떻게 씻어야 할까? 이 죄는 언제 구원 받을 수 있을까?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그 넘을 수 없는 경계선
언젠가 다가 올 수 밖에 없는 죽음으로 인한 이별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우리는 남은 삶을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까?

미소녀 게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당연히 그림이다. (아니라고? 그럼 미소녀 게임하지 말고 소설책이나 읽어라!)
그 다음은 뭘까? 시나리오일까? 아님 캐릭터일까?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것보다 난 '텍스트'라고 생각한다. 문장말이다 문장
이 작품(오르골)은 정말 '글'이 우수하다.
특히 대화 패턴의 매력은 어떤 작품과 비교해도 밀리긴 커녕, 탑의 위치에 오를 수 있는 레벨이라고 본다.
시작한지 5분도 안되서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덧없는 대화에 깊이가 느껴지고,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이 보이기 까지 하는 이 레벨 높은 대화 패턴
'속성'이라는 작위적인 매력을 부여하지 않아도, 지지부진하게 설명조의 묘사를 써내려가지 않아도,
오르골의 캐릭터는 대화만으로 자신의 개성을 말할 수 있고, 내면의 깊이도 보여줄 수 있다.
또 그 글이 얼마나 읽기 쉬운지 (이거 아주 중요)
막힘 없이 술술 읽어 내려 갈 수 있으면서, 그 안에 담긴 내용 또한 질이 높다.
이런게 좋은 글이지 어떤게 좋은 글이란 말인가
주제가 주제인지라 심각한 부분도 있지만, 기본 베이스는 어디까지나 밝고 코믹컬한 터치로 이루어져 있으니 어둡고 음침한 이야기를 싫어하시는 분도 안심하길 바란다.
개그와 연애의 비율을 기가 막히게 조절 할 줄 아는 우수한 시나리오라이터 오르골의 필력은 어딜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끝내주는 여동생
이런 우수한 필력으로 태어난 캐릭터들이 우수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주목해야할 캐릭터는 바로 주인공의 여동생인 '시즈쿠'
말 수가 적고 시크한 성격에 흑발 롱헤어
겉으로는 쿨식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오빠가 좋아서 좋아서 견딜 수가 없다.
자신이 우위에 서서 오빠를 휘두르려고 하지만 좀처럼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오빠에게 속을 태우고
슬쩍슬쩍 오빠에게 속을 내비쳐 보이기도 하지만, 둔감한 오빠는 그 마음을 몰라준다.
여동생은 그게 또 분해서 속을 태운다.
시크한척 식어있는척 클한척 하지만, 질투심은 엄청나게 강한 이 너무나 귀여운 여동생
게다가 이 여동생, 자신이 '여동생'인 걸 이용해서 성적인 농담을 하는데 이게 엄청나게 재밌다.
작품의 최고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을 정도
시크하고 덤덤한 표정으로
'오빠의 동정은 원래 여동생이 뺏는거야'라던지, '오늘은 여동생의 방을 도촬하는 컨셉의 비디오를 빌릴까?'라던지
표정은 항상 식어 있는데 하는 농담은 위험천만
읽다보면 절로 뿜게 되는 아주 독특한 개그 센스를 가진 여동생이다.
■죽음으로 인한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
이 작품의 주인공은 자신의 잘못으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사고를 당하고 만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굳이 사고가 일어난다던지, 자신이 잘못을 저질러서 사랑하는 사람이 다친다던지 하는 극단적인 일은 없을지 몰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될 날'은 반드시 온다.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그 절망적인 순간
그 전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 후에 이어질 끝없는 슬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 해답은 작품 전체를 통해서 아주 천천히 천천히... 이야기 해준다.
시니키스는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남은 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그리는 이야기다.
그 메시지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 메시지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작품은 그 '메시지'가 나오기 까지의 과정, 그 마음을 직접 체험 시켜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먼저 떠나면서 나에게 남겨주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나 역시 누군가에게 남겨주게 될 그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그 답은 아마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은 답일 것이다.
■마무리
내일은 반드시 찾아오지 않는다. 소중한 사람과의 지금을 소중히 하자.
먼저 떠나간 사람이 나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지 잘 생각해보자.
판타지의 힘을 빌리고 있지만 본질은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이야기
작가의 철학도 좋았고, 지저분하게 꾸미거나 가식 부리지 않고 솔직담백하게 부닺쳐 오는 그 스트레이트한 전달 방식도 좋았다.
전개도 깔끔하고 쓸데 없는 군더더기가 없는 그야말로 잘 만들어진 단편 소설 같은 작품
미소녀 게임은 단편 소설로서 더 좋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게 아닐까하고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캐릭터, 문장력, 볼륨, 메시지까지 어디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하게 구성 되었다.
무엇보다 길이가 짧으면서 이렇게까지 꽉 차있는 이야기라는 점이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
이 짧지만 꽉 차 있는 동화책은 미소녀 게임에서 '작품성'을 들먹이고자 한다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사신의 입맞춤은 이별의 맛
응, 참 멋진 작품이었다.
■추가리뷰
*작품에서 얻은 것 (내용누설이니 읽는 건 자기판단)
[언젠가 다가올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될 그 때
그 전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한번이라도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해주자. 내일은 반드시 찾아오지 않는다.
그 후에 끝 없는 슬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 행복을 찾자. 나보다 먼저 간 소중한 사람이 가장 바라는 것은 나의 행복이다.
마코토가 고하쿠를 위해서 죽어도 좋다고 결심한 마음
이 순간 플레이어와 마코토는 자신이 직접 경험함으로써 '히요리의 죽음'을 이해하게 된다.
[내가 죽어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널리고 널린 싸구려 유행가 같은 이 말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주는 순간이 여기에 있다.
시니키스는 먼저 간 사람들이 남은 자들에게 보내는 행복의 메시지를 그리는 이야기이다.
그 행복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작품은 그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직접 체험 시켜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남기고 먼저 죽는 것은 결코 슬픈 일이 아니다.
자신에게 빗대어 생각해보면 그 답은 간단히 나온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보다 먼저 죽었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마냥 슬퍼 했으면 좋겠는가?
아닐꺼다. 그 사람만큼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게 답이다.
그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그럼 우리는 그 괴롭고 힘든 추억, 기억을 잊어 버리고 행복해지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하는걸까?
아니, 우리는 잊지 않고도 행복해 질 수 있다.
그 괴롭고 힘든 기억을 끌어 안고서도 행복해 질 수 있다.
시니키스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작품이다.]
별 이야기는 안했지만 고하쿠가 끝내주게 매력적임




덧글
린쿠 2009/12/23 20:03 #
리타가 부른 발라드가 오프닝으로 쓰여 졌다 라는 점에서도 특별해 지는 작품이랄까요.
메이 2009/12/23 21:29 #
작품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고 노래 참 좋죠.
Dack 2009/12/23 21:02 #
표지 일러스트만 보고 육체조작을 떠올렸습니다.(...)
메이 2009/12/23 21:29 #
헉, 지금 막 육체조작 글 쓰고 있어서 졸깜놀 (...)구도가 닮긴했네염ㅋ
레아민 2009/12/23 22:45 #
전 왜 Alcot만 보면 보면 Triptych가 생각날까요(아직도 주제가랑 테마곡이 잊혀지지가 않음 ㅜㅜ)
메이 2009/12/24 00:00 #
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게임인데 클로버 하트가 매번 머리속에서 맴돔...ㅋ
ckatto 2009/12/24 03:48 #
어 이거 저도 최근에 순애게 복귀작으로 클리어했는데 말이지요.시즈쿠가 너무 굉장해서 고하쿠는 깨긴 깼는데 그냥 무덤덤했습니다.
그래서 시즈쿠 루트를 바로 또 했습니다. 역시 바로 해도 굉장하더군요.
메이 2009/12/24 09:34 #
전 시즈쿠에 반했다가 고하쿠 루트에서 고하쿠쪽으로 마음이 좀 쏠린 파의존해오는 애완동물 같은 캐릭터에 약한걸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시즈쿠가 끝장나는 여동생인건 말할 것도 없지요!
듀얼콜렉터 2009/12/24 04:00 #
내용이 심오하네요, 주제가 공감이 갑니다 >_<
메이 2009/12/24 09:35 #
좋은 작품이지요. 자신에게 언젠가 반드시 힘이 되줄 좋은 이야기
엘핀서스 2009/12/24 14:34 #
메이님이 추천하시면 제가 또 안해볼수가 없지요도키메키4 하려고 psp도 재구매를 했습니다
예전에는 1천번대였고 이번에는 2천번대라는게 다르기는 하지만요 -ㅁ-
러.. 러플은 하고는 싶은데 ds까지 살돈이 ㅜ.ㅜ
컴퓨터로 하는수밖에 없나?(떽끼!!)
메이 2009/12/24 16:58 #
아, 이 작품은 정말 추천 하는 작품입니다.저랑 작품의 기호가 맞는 분이라면 꼭 권해드리고 싶어요.
럽플은 pc로 하시는 것도 정 어쩔 수 없다면 나쁜 선택은 아닌데,
역시 가지고 다니면서 하는 맛이 중요하거든요.
잠깐 버스 기다릴때 하고, 잠깐 약속 기다릴때 하고, 잠깐 점심시간에 하고...
요런 맛에 하는 작품이니 되도록이면 ds로!
Rubille 2009/12/24 16:08 #
>>미소녀 게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 오레츠바 디스하냐능!?!?아니 뭐 딱히 할 말은 없고 잘 읽은 기념으로 광고나 전부 눌러드렸습니다. 저만큼 착한 방문자가 어디 또 있을까요.
김미나리혜미쨩 2009/12/24 16:32 #
님처럼 착한 방문자가 어디 있겠습니까.근데 눌렀다고 알리면 광고 짤리는거 아니었음??
메이 2009/12/24 17:02 #
네? 오레츠바 그림이 어때서요??????혹시 오레츠바 그림이 별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가요?!
설마?? 제 앞에서 오레츠바 그림을?? 까나요????? 설마??? 그럴리가???? ㅋㅋㅋㅋ
@광고는 떙큐요!ㅋㅋㅋ
근데 광고 클릭 유도하고 이러면 김미나리님 말처럼 짤린다는듯 ㅋㅋ
Rubille 2009/12/24 17:03 #
누른 걸 눌렀다고 하는 게 잘못이라니 그게 무슨 소린가요!!ㅋㅋ
류온 2009/12/24 21:08 #
이거 여동생 때문에 하고싶어진다......
메이 2009/12/26 01:31 #
여동생 하나만 보고 해도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작품이지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