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 전문 소프트메이커 Asa 프로젝트
Asa 프로젝트의 작품은 항상 일정했다.
뭐가 일정했냐면 그들의 작품에는 반드시 개그가 가득 담겨 있었고,
어떻게든 읽는 이를 웃기려는 의도가 뿌리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점이 일정했다.
미숙한 부분도 많았고, 몇번의 시행착오도 필요 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 할 만한 멋진 개그 작품-앗치무이테코이-을 완성 시키는데에도 성공하였다.
그리고 네 번째 작품이자 메이커 최신작인 연애0km
이 작품도 역시나 개그를 중심으로 웃음을 가득 품고 있을 작품이라는 건 설정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다섯 자매(?!)와 네 형제(!?)가 서로 한 명씩 가족교환을 해서 벌어지는 소동이 주 내용으로,
형제 사이에 들어간 여자아이 하나와 자매 사이에 들어간 남자아이 하나가 겪을 이런저런 흐뭇한 에피소드를 생각하면,
큰 웃음을 가져다 줄 양질의 러브코미디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전작이었던 '앗치코이'가 정말 우수한 개그 작품이었기 때문에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계속 개그의 길을 걸어왔고 (아마)앞으로도 개그의 길을 걸어간 소프트메이커의 최신 개그 작품
연애0km는 어떤 작품이 되었을까
■우선 설정의 매력에 주목
위에서 가볍게 언급했지만 다시 한번 파보자
전작인 앗치코이는 듣기만 해도 재밌게 느껴지는 강렬한 설정이 큰 매력중의 하나였는데,
이번 작품 역시 그에 지지않게 매력적인 설정을 들고 찾아 왔다.
편모와 다섯 자매로 이루어진 키노모토가와
편부와 네 형제로 이루어진 야자키가가
서로 남자만 있고, 여자만 있는 환경에 불만을 가지고,
두 집안의 둘째(주인공에 해당한다)를 서로 가족교환한다는 이야기다!ㅋㅋ

여자만 있는 집안에 건너간 주인공의 강제 하렘적인 이야기가 재밌을건 말할 것도 없다.
정신을 차려보니 누나가 한명에 여동생이 셋이나 생긴 이 상황
이 시추에이션이 행복하게 느껴지지 않는 남자가 어디 있으리
반대로 남자만 있는 집안에 건너간 히로인(상대방 집안의 둘째 딸)의 이야기는 어떨까?

게다가 이 둘째 딸은 주인공을 전부터 좋아하고 있어서
하필이면 주인공과 맞교환 되어 함께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사실이 또 재밌다.
설정만 들어도 무수하게 떠오르는 각종 시추에이션, 각종 에로스, 각종 개그
Asa프로젝트 작품의 첫 번째 강점은 역시 이 듣기만 해도 땡기게 만드는 우수한 설정에 있다.
■뿌리에 있는건 역시 개그
기본적으로 '웃음'이란 만인이 다 좋아하는 본능에 가까운 욕구이기 때문에,
야겜에도 예외 없이 웃음을 이끌어내기 위해 풍부한 개그가 사용되고 있다.
야겜에서 개그의 사용법은 보통 이렇다.
초반에는 전력을 다한 개그로 독자가 이야기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후반에는 시리어스 전개로 초반의 가벼운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이 초반과 후반의 갭을 이용하여, 갈등이나 그 해소를 더욱 감동적이고 빛나게 만든다.
말하기 뭐하지만 야겜에 있어서 개그란
후반에 나올 위기와 그 해소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
'개그' 자체가 중요한 작품은 그리 없을 것이다.
아무리 웃기다고 소문난 작품이라도 대부분이 그렇다.
초반에는 웃길지 몰라도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개그가 점점 잦아들고 템포도 나빠진다.
개그는 어디까지나 음식을 더욱 맛있게 해주기 위한 양념이지, 그 자체가 살코기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개그가 살코기가 되는 작품이 바로 요 연애 제로다.

시작 5초만에 웃기고
한 시간 뒤에도 웃기고
두 시간 뒤에도 웃기고
중반에 접어들어도 웃기고
개별 루트가 되어도 웃기고
고백신이 나와도 웃기고
갈등이 나와도 웃기고
에로씬이 나와도 웃기고
엔드 마크가 찍혀도 웃긴다.
과장 같지?
근데 진짜로 그러니까 내가 극찬을 하는거다.
복수 라이터의 작품이라 히로인별로 조금 차이가 있긴하다만,
메인 시나리오라이터가 맡은 캐(사쿠야, 미사키)만큼은 단 한 순간도 '웃음'을 노리고 있지 않을 때가 없다.
어떤 장면 어떤 상황에서도 연애제로는 웃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가울 시리어스에 겁먹지 않고,
그저 그냥 웃고 웃고 또 웃을 수 있는 작품
연애제로에 있어서 '웃음 뒤에 숨어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냥 '웃음'이 거기에 있을 뿐이다.
■양념은 가족애가 아니라, 로맨스
종합 11명이나 되는 가족이 나오는 작품이고,
중심 설정 자체가 '가족 교환'이기 때문에 이쯤되면 딱 짐작이 가는 흐름이 있을 것이다.
대리가족을 중심으로 가족간의 '정'을 크게 부각 시키는 이야기 흐름 말이다.
전작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크게 강조하는 작품이었던 만큼, 이번 작품 그러지 않을까하는 예상이 되는데,
의외로 이 작품에 있어서 가족이니 정이니 하는 부분은 그리 비중이 크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짐작 할 가족교환으로 느껴지는 소중한 가족이니 뭐니 그런
가족적인 끈끈한 무언가는 없다고 봐도 된다. (물론 아예 없는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평범한 순애물적인 재미
나와 히로인들이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고 서로의 마음을 떠보기도 하는
그런 스탠다드한 연애의 재미가 기다리고 있다.

개그120%인 사쿠야나 미사키 루트도 핵심은 연애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서브 라이터가 맡은 노키아나 하나, 마요 루트가 연애색을 진하게 띄고 있다.
굳이 분류하자면
개그 담당은 사쿠야, 미사키
순애 담당은 노키아, 하나, 마요... 정도가 될까?
난 사실 이 게임은 모든 루트가 다 웃기기만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메이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그렇게만 만들 수는 없었는지,
야겜에 어울리는 보편적인 순애 이야기를 몇개 준비 해뒀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전작부터 개그 루트에 가려서 상대적으로 빛을 못보고 있긴 한데,
Asa프로젝트는 순애 이야기도 되게 잘 쓴다.
초현실적인 전개로 얼버무리지 않고. 인간 관계로 일어난 트러블은
어디까지나 인간 관계로 해결하는 스타일이 딱 내 취향이기도 하고 말이다.
특히 노키아 루트가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데...
자세한 이야기는 캐릭터 개별 감상에서 하자 ㅋ
■캐릭터 개별 감상
여기부터는 캐릭터 개별 감상
*사쿠야

누가 뭐래도 연애제로의 메인 히로인
순애물 특유의 낮간지럽거나 오그라드는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나올라고 치면,
그걸 완전 개 박살내는 개그가 치고 들어와서, 공기를 아주 그냥 시원시원하게 환기 시켜준다.
조금도 진지해지는 걸 허락하지 않는, 아주 그냥 질려버릴 정도로 웃음을 소중히 하는 이야기
시나리오 흐름 자체는 딱 왕도를 지켜서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두 사람이 겨우겨우 연애를 성취하기 까지를 다룬다.
클리셰로 범벅 되어 있지만, 힘이 넘치는 개그가 모든 지루함과 진부함을 박살내고 신선함과 재미만 가져다준다.
연애제로의 대표 캐이자 연애제로의 최대풍속
사쿠야 시나리오를 봐야 연애제로를 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미사키

미사키 루트는 루트 시작하자 마자 연인이 되고, 루트 내내 섹스 섹스!!!!!!! 하는 이야기다.
사쿠야편은 연연이 되기 전의 밀당을 중시하는 한 시대 전의 야겜 스타일이고,
미사키 루트는 연인이 된 후의 이챠이챠와 파워섹스를 중시하는 최신 야겜의 대세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어느 쪽의 스타일도 수요가 있기 때문에 양대 메인히로인을 이렇게 분류한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미사키는 조용하고 얌전한 성격 같지만
연애에 관해서는 꽤 적극적이고, 에로스에 관해선 매우 적극적인게 아주 좋았다.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애가 요상한 고집도 있고,
강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넘치는 섹스 욕구, 임신 욕구, 출산 욕구(?!), 결혼 욕구가 되게 야한 맛을 내준다.
마냥 순하기만 한게 아니라, 이런저런 묘한 똘끼가 있다는게 매력적인 캐릭터
*노키아
연애제로에서 내가 제일 밀고 싶은 캐릭터
공통 루트에서 하는 짓을 보면 노키아야말로 개그 중의 개그 이야기를 담당하고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이 게임에서 제일 진지하고 애틋한 순애 이야기
사쿠야, 미사키 시나리오가 순수하게 웃음과 행복을 받는 이야기였다면,
노키아의 시나리오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웃음과 행복'을 소중하게 여기는 여자아이의 이야기이다.

얘는 진짜 시나리오면 시나리오, 캐릭터면 캐릭터 어디 하나 부족한 면이 없다.
도저히 여자아이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몸개그에 얼굴개그에 저질개그를 쉴세 없이 펼치는 여자아이와의 연애
그러다 가끔씩 보여주는 여자아이 같은 모습에 두근거리고, 생각치도 못한 깊은 배려심에 감탄을 하고 있으면,
내가 느낀 호감을 완전히 무시하듯이 또 다시 도저히 여자아이로는 보이지 않을 개그 퍼레이드를 펼친다.
왜 이렇게까지 무신경하게 날 웃기려고 하는건지
날 남자로 보고 있지 않은건지 어쩐건지,
내 앞에서 여성성을 꾸미려고 하지 않는 그녀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나에게 너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겐 좀 더 이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광대가 아니라 공주로서, 나에게 다가와줬으면 한다.
상대가 너무 좋고 좋아서 견딜 수가 없지만
날 도저히 남자로 봐주지 않아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
짜증이 나고 화가 나고... 그렇게 쌓인 화를 그녀에게 풀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한심하고 꼴사나운 모습에 한숨 짓는다.
내가 반한 여자가 나에게 여성이 아닌 친구로만 접근하는 그 답답함이란...

그리고 그 과정을 넘어 내 마음을 보여주고 난 후의 밀고 당기기도 기가 막히다.
연애에는 쑥맥일 것 같았지만 의외로 여유 있게 살짝살짝 눈꼬리도 흘리고
거절의 모습도 보여주면서 나를 밀고 당기고 쥐고 흔들고 정신을 못차리게 하는 그녀
그러면서 나이에 어울리는 순진한 모습도 보여주고, 여성으로서의 가녀림도 비춰 보이며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으아아~~~~~~~~~ 이게 진짜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서 너무 좋아서
그녀가 가지고 싶어서 너무 가지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 느낌
여자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사랑 까짓게 뭐라고 그거에 모든 것을 걸고 가슴 졸이는 이 맛ㅋ

인격적으로 완성되어 있어서 여성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매력이 넘치고,
내 마음을 가지고 노는 것이 '암컷'으로서의 스킬 또한 뛰어나다.
손에 쥐고 싶고, 안고 싶고, 내것으로 만들고 싶은 그런 여자아이
아~ 매력적인 여자아이랑 연애하는 이야기보다 재밌는건 이 세상에 없다.
암 그렇고 말고
*마요네
연상이지만 귀찮은거 싫어하고 기분파에 가사도 못하는 글러 먹은 아가씨
그런 철없는 연상이라는 점이 참 매력적이었고, 고백씬까지의 진행도 되게 로맨틱했었는데
그 다음부터가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임펙트가 없어서ㅋㅋ
서브 캐릭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야기에 기합이 빠져 있어서 뭐라 해줄 말이 없네 ㅋ
아, 휴일에 집에서 데굴데굴 거리면서 늘어지게 놀고,
그런 권태로운 분위기 속에서 육식적으로 마요네의 몸을 탐하는 에로씬은 아주 좋았음
■마무리
Asa 프로젝트는 진짜 대단한 메이커다.
히메허니에서 앗치코이로 넘어 갈 때 모든 단점을 보강하고 장점은 더욱 강화시켰다.
그리고 앗치코이에서 연에제로로 넘어가며 거기서 한 단계 더 장점을 강화시켰다.
한 작품 낼 때마다 기대 했던 것 이상의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곳이 바로 Asa 프로젝트다.
연애0는 진지하고 멋있고 감동을 받는 작품이 아니라,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웃기기만 한 작품이다.
다가오는 사랑에 가슴 설레일 때도 있지만 그 뿌리에는 항상 개그가 박혀 있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웃으며 끝낼 수 있는 이야기로만 구성되어 있다.
심각함을 걱정하지 않고, 슬픔을 걱정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하면 된다.
어떤 걱정도 필요 없이 안심하고 웃을 수 있다는 것
그게 이 작품의 최고의 장점이니까 말이다.
■관련 로그
*앗치무이테코이 - 전작
*히메노치허니 - 전전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