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서큘레이션 댄스
숨넘어가게 귀여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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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 오브 파이어 5 -드래곤 쿼터- 클리어 게임


전에도 한두 번 말한 적이 있지만 저는 RPG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일본식 RPG 이야기)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RPG'라는 장르 자체가 참으로 어중간 하다는게 그 이유

RPG RPG 하는 데 RPG의 매력이라고 하면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요?
시나리오? 게임성? 눈돌아가게 멋진 그래픽? 장시간의 게임 플레이?
아니, 그런 것들은 전부 다른 장르의 게임이 한발 앞서 있기 때문에 RPG만의 매력...이라고 말하기는 힘든게 아닐까 싶습니다.

덕분에 저는 언제나
[텍스트도 노벨이 비해 별로고, 게임적인 재미도 액션 게임에 비해 별로인데, 왜 난 RPG를 하고 앉아있는걸까...]
...라는 어찌 보면 참으로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매번 RPG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웃음)
물론 '어느 정도' 재미를 주는 텍스트와 '어느 정도' 재미를 주는 게임성이 있었기 떄문에, 클리어까지 즐길 수는 있었지만,
다른 장르에 비해 깊은 만족감 (예를 들면 액션 게임을 능숙하게 깼을 때의 달성감이라던지 노벨 게임을 끝까지 읽었을 때의 감동) 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RPG를 해오길 수십년 (잠깐)

RPG라는 장르 자체에 지겨움을 느끼면서도, 매번 나오는 유명 RPG들을 체크해가면서 깨작 깨작 플레이 하고 있었던 어느날
정발이 되었다는 이유로 관심을 가지고, 가벼운 사전 조사 후 캡콤의 간판 RPG격인 브레스 오브 파이어5 -드래곤 쿼터- 를 구입 했습니다.
일단 사전 정보로 접한 바로는 설정도 특이한게 매우 인상이 좋았기 때문에 꽤 기대를 걸고 플레이를 시작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클리어를 하고

그리고 울었습니다.

하나의 작품으로써 하나의 RPG로써
너무나 멋지게 완성된 이 작품을 클리어하고 진심으로 울었습니다.

단순히 시나리오가 감동적이네 어쨌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제가 바라고 있던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RPG였던 것입니다.



이 게임에는 하나의 절대적인 룰이 있습니다.
드래곤 쿼터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게임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D 수치'가 바로 그것
'D 수치'라는 %단위의 이 수치는 일단 카운트가 시작되면 절대 멈추지 않고 서서히 100%를 향해 올라갑니다.
평소에는 0.01의 단위로 아주 조금씩 오르지만, 무적에 가까운 힘인 '용의 힘'을 쓰게 되면 1~2%단위로 미친 듯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수치는 오르고 오르다가 결국 100%에 이르게 되면... 히어로는 죽음에 이르게 되지요.


말그대로 게임 오버가 된다는 이야기
하지만 단지 '리셋하면 그만'인 게임 오버가 아닙니다.
이 D수치의 폭주로 사망한 경우에는 아예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플레이어는 이 100%에 달하면 사망하게 되는 D 수치를 가지고 게임의 처음부터 엔딩까지 진행하는겁니다.

이 D 수치의 조율은 플레이어의 몫
그렇다면 D 수치를 급격히 올리는 '용의 힘'을 쓰지 않고 그냥 진행하면 좋겠지만,
이 게임은 정말로 교묘하게 용의 힘을 쓸 수 밖에 없게 만들어 냅니다.
세이브에 상당한 제약이 있어서 '죽으면 리셋이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니까요.
이 게임에서는 위험해지면 '리셋'이 아닙니다. '용의 힘'을 쓰는 겁니다.

절대로 못 이길 것 같은 보스가 있다고요?
레벨업 노가다는 필요 없습니다. (그 이전에 몬스터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어서 하지도 못함)
그럴때야 말로 '용의 힘'을 쓰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건
이렇게 한번 올라버린 D 수치는 어떤 수를 쓰더라도 절대 내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점이 D 수치가 폭주하면 게임을 다시 처음부터 해야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어떤 수를 쓰더라도 내려가질 않으니 D 수치가 한계치에 달한 세이브 데이터는 로드 해봤자 소용이 없죠.

쓸 수 밖에 없지만, 쓰게 되면 '언젠가' 파멸에 달하는 D 수치
게임의 밸런스와 힘의 상하 관계를 절대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


'하늘로 향한다'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진채로
지하 1000미터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하늘로 그리고 죽음으로 향하는 발걸음

이 절대적인 룰은 '게임'이 아니면 표현 할 수 없는 제약감을 느끼게 해주고
이 절대적인 룰은 존재 자체만의 의미로도 '죽음'으로 향하는 캐릭터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 절대적이었던 룰이 결국 이루어졌을 때의 절망감......

RPG라는 장르에 대해서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정말 작품다운 작품을 플레이 했습니다.

이 게임은 절대로 시나리오만이거나 시스템만으로 완성된 게임이 아닙니다.

RPG가 보여 줄 수 있는 시스템들과 그것들을 다스리는 절대적인 룰
그리고 그 절대적인 룰과 조금도 떨어뜨려 놓을 수 없게 완벽하게 조화된 시나리오

이렇게 시스템과 시나리오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이런 작품이야 말로
노벨도 액션도 아닌 'RPG'가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감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할지라도
이대로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할지라도
그 앞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할지라도
모르는 편이 행복하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만약 세계를 파괴한다고 할지라도

니나... 하늘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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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구입한 것들 2004/09/24 00:18 #

    홈페이지가 죽어버린 기념으로 잡담 포스팅이나 해봅니다. 이번 달은 딱히 발매되는 게임도 없고 해서 남는 돈으로 이것저것 사게 됐습니다. 왼쪽 위부터 오른쪽 아래로 하나씩 소개. 1. 로지컬 씽킹 논리적인 사고와 구성의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책. 사실 이런 류의 자기개발서는 지극히 싫어하지만 어디선가 추천을 듣고 샀습니다. 아직 중간까지밖에 읽었으니 단언할 수는 없지만,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대부분의 자기 개발서들이 그렇듯이 당연한 말을 그럴듯하게 써놓은 것으로 밖에는 안보여요......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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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프레 2004/06/06 01:56 # 답글

    BOF5에 빠지신 분이 여기 또 한 명. 여기 방석 하나 추가요. (...)
    개인적으로도 호감이 가는 게임이고, 덕분에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죽을 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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